기억하는 이가 하나라도 존재한다면, 그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가시화되지 않은 채 잊혀져가던 이야기와 망각된 고향의 시월, 네모들을 따라 떠난 트래킹. 손에 붙잡히지 않는 것을 붙잡으려는 시도는 무용하고도 아름답다. 어쩌면 이미 스러져버린 이야기들은 조각난 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명한 목소리로 존재한다. 그리고 객석에 앉은 모두는 목격자가 된다. 스러져가던 불씨는 당신의 마음속에서 다시 불탈 수 있을까. 당신은 무엇을 잊어가고 있는가. 무엇을 기억하기로 선택할 것인가.
Korea | 2023 | 30min | Color | Documentary | 홍민키
큰 규모의 상업 구역임과 동시에 문화적 요충지였던 종로는 최초의 영화관인 단성사를 시작으로 여러 극장들이 자리 잡은 곳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뀜에 따라 이런 극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하나씩 문을 닫게 되고, 그중 몇몇 삼류극장은 사회 변두리에서 자신들의 문화적 공간을 찾아 헤매던 게이들의 만남 장소로 점차 변모한다. 그리고 이런 “호모 애용 극장”과 함께 종로 뒷골목 곳곳엔 게이바들이 들어서면서, 80년대 밤의 종로는 게이들의 낙원이 되기 시작한다.
Jongno, an important commercial district and cultural hub in South Korea’s capital city Seoul, was also an important home for movie theaters, beginning with the establishment of Danseongsa Theater in 1907. However, the number of moviegoers visiting these theaters gradually diminished, and one by one, they closed their doors. However, several discount theaters survived, gradually becoming transformed into meeting places for gay men who sought to establish their own cultural spaces on the fringes of society. Alongside these “theaters patronized by homos,” gay bars also began opening in the back alleys of Jongno, with the area becoming a paradise for gay men in the 1980s.
Korea | 2023 | 30min | Color | Documentary | 장예림
나의 고향, 여수와 부산. 두 도시엔 기억과 망각 속 반복된 시월이 스며있다. 결코 우연이 아닌 시월은 그렇게 울긋불긋 물들었다.
My hometown, Yeosu and Busan, South Korea. In October in both cities, the memory and obilivion is repeated. The month of October, which was by no means of coincidence, was colered so vibrantly.
Korea, Kazakhstan | 2024 | 22min | Color | Documentary | 이찬열, 조한나, 삼갈 락힘, 알리 티니베코프
500 곱하기 500 픽셀 크기의 네모들이 트래킹을 시작한다: 한국과 카자흐스탄 사이를 달리는 기차 이미지- 임의의 데이터들은 분석 대상이 되고, 네모들은 동작 이미지에서 의미를 생성/출력한다. 케이팝, 유목민, 고 려인, 멀미, 우주개척. 논리와 내러티브는 부재하다. 데이터 조각들의 의미는 그것들의 병치(juxtapostion)와 조립(assembly)에서 드러난다. 우리는 그것에 아주 익숙하다.
A set of 500*500 pixel boxes analyzes a group of image data produced on a train—a train running between Korea and Kazakhstan. Mostly, the detection process appears to be random. However, despite the incoherency, the boxes can generate an output, a story that can make sense.